2022. 11. 14. 17:41ㆍ일상
엔니오 모리꼬네
이탈리아어: Ennio Morricone,
Cavaliere di Gran Croce OMRI,
1928년 11월 10일 ~ 2020년 7월 6일)
이탈리아의 작곡가, 지휘자
안녕 모리꼬네 아저씨
더 바빠지고
더 잘 살아볼꺼라고
뒤적뒤적 거리고 있었네요
당신의 음악을 처음 들은 그날
중학생인가 고등학생인가
1997년 쯤으로 기억됩니다
강원도 시골 방구석에서
부모님 몰래 비디오를 빌려
밤늦게 보았지요
그날이 언제인지는 가물거리지만
푸른 빛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답고 섬세한 선율
그리고 카메라를 통해
사랑에 빠져버린 토토의 심장떨림처럼
그날의 감동과 충격을 난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당신의 음악에 녹아버린 영화
러브어페어
아름다움 풍경과 그 보다 더 아름다운 음악
선율에 눈물이 펑펑 흘렸지요
https://youtu.be/O2j6Y6MdI-4
가슴아픈 러브스토리
대학생이 되어 인터넷이라는 축복이 내린 후에
이 모든 것이 당신의 음악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신의 음악은 항상 내 일상과 함께 했어요
2007년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해
나를 위로라도 한듯 한국에 찾아와 주었죠
당신과 함께 앉아있던 잠실체육관에서
우리 어머님의 따뜻한 손을 잡고 따스한 품을 느꼈습니다.
그 음악을 우리 엄마께 꼭 들려주고 싶었는데
마침 알고 찾아와 준 것 같았지요
그 공연날 눈이 다붓고
몇일동안 감흥을 가라앉히지 못했지요
https://youtu.be/g39IFjOKFuo
세 아이의 아빠가 되고나서
위로와
위안과
안도와
휴식
서러움과 피로를 달래주고
추억에 생명을 넣어 간직해주고
내 마음에 사랑을 불어넣어주는
당신 음악이 없었다면
난 정말 불행하게 살았을겁니다
고맙습니다
당신의 천재성이 빛나는 이 시대에 함께 존재한 것으로
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오늘도 얼마나 많은 생명이 태어나고 죽는지
이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지
부모님과 친구들을 떠나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도 언젠가는 끝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그리고
당신이 남겨준 다이아몬드보다 더 화려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음악이 있어서
슬프지 않습니다
그냥 뒤적거리고 허우적대며
잠시 당신을 잊고 정신없이 살았던
지난시간들이 가슴이아파서
나오는 눈물입니다
우리 엄마에게 만나면 꼭 안부전해주시고
나의 우상이여
존경하는 엔리오 모리꼬네. 안녕
평안히 푹 쉬시길
